모든 동물은 나이가 들수록 죽을 확률이 오른다고 배웠다. 그런데 땅속에 사는 작은 설치류가 이 규칙을 깨고 있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나이가 들어도 죽을 확률이 오르지 않고, 노화를 거스르며 40대까지 건강하게 산다.
늙음은 정말 생명의 필수 조건일까?
연구가 확인한 것
여기서 연구 결과를 보자. 벌거숭이두더지쥐와 대부분의 거북 같은 일부 생물은 나이가 들어도 전형적인 노화 증상이나 사망률 증가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점들은 노화가 동물 생명에 반드시 필수적인 사건이 아니며 피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늙는다는 것이 생물학의 법칙이 아니라 하나의 선택지일 수 있다는 뜻이다.
왜 그런가
왜 이런 일이 가능할까. 단서는 몸속에서 찾을 수 있다. 흉선 퇴화(나이 들며 흉선이 줄어드는 것)는 면역 노화(나이 들어 면역력이 약해짐)의 한 요소로, 지금까지 연구된 모든 척추동물에서 관찰되었다.
그런데 벌거숭이두더지쥐는 11살까지 흉선이 줄어들지 않았다. 피부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나이 든 쥐의 표피는 얇아진 것과 달리, 벌거숭이두더지쥐의 표피는 두꺼워지고 히알루론산(몸속에 있는 보습 물질)이 기저막 아래 분포하고 있었다.
이 동물의 뛰어난 수명과 암 저항성은 풍부한 초고분자 히알루론산과 연결되어 왔다. 늙지 않는 몸은 세부적인 곳곳에서 이미 다르게 만들어져 있었던 셈이다.
산업은 어디로
이런 동물들은 노화 연구의 무대에 이미 올라와 있다. 짧게 사는 킬리피시부터 길게 사는 영장류, 두더지쥐, 박쥐, 새, 느리고 거북, 그린란드상어, 조개까지 모델로 소개되었다. 여기에 늙지 않을 수 있는 히드라와 플라나리아도 포함된다.
최근에는 겨울잠 자는 곰, 철새, 동굴물고기, 그린란드상어, 벌거숭이두더지쥐 같은 종들이 대사 조절의 기존 통념에 도전하는 독특한 대사 특성을 보인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내 몸에 적용하면
동물의 수명을 두고 판단할 때 조심할 점이 있다. 야생 동물 표본 기록에서 회수 확률이 낮은 보고 수명을 바탕으로 하면 죽을 위험 상승의 크기가 상당히 과소평가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죽을 위험은 실제로는 수명이 늘수록 커지는데도, 나이와 음의 상관이 있는 것처럼 잘못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를 보면 여러 종의 말년 사망률 동향에는 나이에 따른 사망률 상승이 둔화되는 특징이 있으며, 인간에서는 약 90세에 시작된다. 노화 이야기를 들을 때 그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를 함께 보는 눈이 필요하다.
노화를 건물이 오래되어 닳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면,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살면서 계속 보수 공사를 하는 건물 같다. 내 일도 세월이 쌓이면 무조건 닳는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