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몸은 되돌릴 수 없다고 믿는다. 그런데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피를 함께 돌게 하는 실험, 곧 병체결합에 관한 논문은 2005년 2편에서 2025년 177편으로 늘었다. 20년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기에, 늙은 몸의 세포가 젊은 피 속 신호에 반응한다는 말이 나오는가?
연구가 확인한 것
오래된 설명부터 보자. 노화는 세포 하나하나의 안에서 일어난다는 관점이다. 그런데 이 관점만으로는 노화 과정 전부를 설명할 수 없다. 노화는 세포 자체가 쇠퇴해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조직을 유지하고 다시 만드는 일을 조절하는, 온몸을 도는 혈액 환경이 달라져서도 온다.
이것을 시험한 실험이 병체결합이다.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관을 이어, 두 쥐의 피가 함께 돌게 한다. 그러자 늙은 쥐의 뇌에서, 뇌를 보호하는 혈관 벽(혈액뇌장벽)이 새는 곳이 크게 줄었다. 뇌 겉부분의 가는 혈관도 더 촘촘해졌다.
뇌만이 아니다. 노화가 빨리 오도록 만든 쥐로 같은 실험을 하자, 신경 세포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일이 나아졌다. 간 세포의 대사 기능이 돌아왔고, 심장의 오래된 염증과 굳어짐(섬유화)이 줄었다.
왜 그런가
왜 그런 일이 생기는가. 늙은 쥐에 젊은 피가 돌게 하자, 뇌가 일할 때 그 부위로 피를 더 보내는 반응이 뚜렷이 좋아졌다. 여기에 IGF-1이라는 신호 물질이 관여한다. 인슐린과 닮은 성장 인자다. 혈관 안쪽 세포에서 이 신호를 받는 수용체를 없애거나, 젊은 짝의 IGF-1을 부족하게 만들면 효과가 크게 줄었다. 그런데도 효과가 조금은 남았다. IGF-1은 젊은 피 효과의 한 부분이지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젊은 피를 더하는 것과 반대 방향의 해석도 있다. 한 리뷰 논문은 다른 길을 말한다. 젊은 피의 물질을 더하는 대신, 나이 들며 늘어난 단백질을 묽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온몸의 단백질 구성을 젊은 상태에 가깝게 되돌릴 수 있다고 본다. 남의 피가 없어도 된다는 주장이다. 젊은 피가 약이 아니라, 늙은 피가 문제일 수 있다.
산업은 어디로
2019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소비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젊은 사람의 혈장을 돈을 받고 주입해 주는 업체가 미국 여러 주에 있다는 것이었다. 혈장은 피에서 세포를 뺀 액체 부분이다. 업체들은 노화부터 기억력 감퇴까지 여러 증상에 효과가 있다고 내세웠고, 1회에 최대 수천 달러를 받았다. FDA는 이런 주입에 입증된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큰 회사도 움직였다. 2020년 9월, 혈장으로 약을 만드는 회사 그리폴스가 알카헤스트라는 회사를 사들이기로 했다. 남은 지분 약 55%를 1억 4,600만 달러에 사는 조건이었다. 알카헤스트는 나이가 들고 병이 들 때 혈장 속 단백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구하는 회사다. 그 연구로 신경이 서서히 망가지는 병(신경퇴행성 질환)과 노화 관련 질환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임상 단계 회사다. 인수는 그해 12월에 끝났다.
정부 연구비도 이어진다. 2025 회계연도에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에모리대학의 병체결합 연구에 35만 5,530달러를 지원했다. 과제 이름은 '3차원 미세생리 시스템 위의 이종시기 병체결합'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젊은 공여자의 혈장으로 환자의 혈장을 바꾸는 임상 연구도 등록되어 있다.
내 몸에 적용하면
그러면 무엇을 보면 되는가. 젊은 피를 돈 주고 맞는 일에는, FDA가 밝힌 대로 입증된 효과가 없다.
눈여겨볼 곳은 다른 데 있다. 늙은 쥐에서, 피 속 물질이 운동의 효과를 뇌로 옮겼다. 받는 쥐가 직접 운동하지 않아도 그랬다. 다른 실험에서는 운동한 랫(큰 실험용 쥐)의 혈장에서 엑소좀(세포가 내보내는 작은 주머니)을 뽑았다. 그것을 늙은 랫의 뇌 안 빈 공간(뇌실)에 넣었다. 그러자 운동할 때 늘어나는 물질인 BDNF와 아이리신이 늘었다. 아직 쥐와 랫에서 본 것이다.
몸도 집과 같아서, 새것을 들이는 일보다 쌓인 것을 빼는 일이 먼저일 수 있다.